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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습관

간식은 배고픔이 아니라 서랍 때문이었습니다

by 한사람(BioLog) 2026. 7. 20.

관리실 책상 서랍에는 늘 뭔가가 들어 있었습니다.

초코바 한두 개, 사탕 몇 알, 가끔은 동료가 나눠준 과자 봉지까지. 오전 순찰을 마치고 관리실로 돌아오면 습관처럼 서랍부터 열었습니다. 민원 전화를 한 통 받고 나서도, 서류 작업을 잠깐 멈출 때도 손은 자연스럽게 서랍으로 향했습니다.

신기한 건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간식을 집어 먹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한두 개 정도 먹는 건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식사 기록을 다시 살펴보니 서랍에서 꺼내 먹은 간식이 하루에도 여러 번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하나씩 먹었을 뿐인데, 하루가 끝나면 생각보다 적지 않은 양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배가 고파서 먹는 걸까, 아니면 그냥 가까이 있어서 먹는 걸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손이 닿는 곳에 있으니 생각보다 자주 먹었습니다

시설관리 업무는 순찰과 민원 대응이 반복되는 일입니다.

현장을 다녀와 자리에 앉으면 잠깐 쉬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그 순간마다 서랍을 열었습니다. 배가 고픈지 아닌지를 생각하기도 전에 이미 사탕 하나를 입에 넣고 있는 날이 많았습니다.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은 더 그랬습니다.

입주민 민원을 처리하고 돌아오면 "하나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간식을 집어 들었습니다. 하루가 끝나면 초코바 하나, 사탕 두세 개, 과자 몇 조각이 자연스럽게 없어져 있었습니다.

생활기록을 남기면서 가장 놀랐던 점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날일수록 서랍을 여는 횟수가 늘어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전혀 의식하지 못했던 습관이었습니다.

제가 느낀 변화가 우연인지 궁금해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하버드 헬스 블로그에서도 눈에 잘 띄고 손이 쉽게 닿는 곳에 있는 음식은 실제 배고픔과 관계없이 섭취 빈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책상 서랍을 떠올려 보니 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간식을 끊은 것이 아니라 위치만 바꿨습니다

그래서 큰 결심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간식을 버리지도 않았고 먹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도 않았습니다.

대신 책상 서랍에 있던 간식을 사물함 맨 아래 칸으로 옮겼습니다. 먹고 싶으면 자리에서 일어나 몇 걸음 걸어가야 하는 정도의 거리만 만든 것입니다.

처음 사흘 정도는 습관이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무심코 서랍을 열었다가 아무것도 없는 걸 보고 다시 닫는 일이 여러 번 반복됐습니다. 혼자 웃음이 나온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정도 지나자 조금씩 변화가 생겼습니다. 사물함까지 걸어가는 몇 걸음 동안 '지금 정말 배가 고픈가?'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되었고, 그러다 그냥 자리로 돌아오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그 몇 초의 멈춤이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기록이 가장 먼저 변화를 보여주었습니다

일주일 정도 지나 식사 기록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예전에는 하루에도 서너 번씩 간식을 먹던 날이 많았는데, 서랍을 비운 뒤에는 한 번 정도 먹거나 아예 먹지 않는 날이 늘었습니다.

배가 정말 고파 사물함까지 가서 간식을 꺼내 먹은 날도 있었습니다. 그런 날은 굳이 참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죄책감 없이 편하게 먹었습니다. 대신 배고프지도 않은데 습관처럼 먹던 간식은 확실히 줄어들었습니다.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면 이런 변화를 알아차리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체중이 갑자기 줄어든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녁 식사 전에 자연스럽게 허기를 느끼게 되었고, 식사량도 조금씩 안정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간식으로 애매하게 배가 차 있었는데, 이제는 식사 시간에 맞춰 배고픔을 느끼는 날이 많아졌습니다. 생활습관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지보다 환경이 더 오래갔습니다

예전에는 간식을 줄이려면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험을 통해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억지로 참으려고 했을 때보다 손이 닿는 위치를 바꾼 것이 훨씬 오래 유지됐습니다.

간식을 완전히 끊은 것도 아니고 특별한 다이어트를 시작한 것도 아닙니다. 단지 가까운 곳에서 조금 먼 곳으로 옮겼을 뿐인데 행동이 달라졌습니다.

지금도 가끔은 사물함에서 간식을 꺼내 먹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아무 생각 없이 서랍을 열고 먹는 일은 거의 없어졌습니다. 환경이 습관을 만든다는 말을 몸으로 이해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마무리

돌아보면 문제는 간식 자체가 아니었습니다.

언제든 손을 뻗으면 먹을 수 있는 환경이 더 큰 원인이었습니다.

책상 서랍에서 사물함으로 옮긴 거리는 몇 걸음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 몇 걸음은 저에게 배고픔과 습관을 구분하는 시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요즘도 순찰을 마치고 관리실로 돌아오면 예전처럼 서랍을 열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잠시 멈춰 생각합니다.

'지금 정말 배가 고픈 걸까?'

그 질문 하나가 예전과 다른 하루를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핵심 한 줄: 손이 닿는 서랍에서 몇 걸음 떨어진 사물함으로 간식을 옮긴 것만으로도 배고픔과 습관적 섭취를 구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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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개인 경험과 일반적인 건강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개인의 상태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으며, 건강 관련 결정은 반드시 전문 의료인과 상담하시기 바랍니다.